페컴 라이 레인

폴리에스테르 머리카락
아시안 슈퍼, 현금만 받아요, 어항들
멘솔 향 시가
은행 앞에 줄 선 흑인 엄마들
드레드록 풀고 씻는 데 30파운드
수제 맥주, 금목걸이와 사파이어들, 구멍가게의 먼지 쌓인 진 병들
물 웅덩이
티켓값 5파운드의 영화관
전당포, 전당포, 전당포
피어싱 가게 주인과 거기서 키우는 개 심바
위풍당당한 젖꼭지의 6피트 마네킹
양쪽 허벅지에 사무라이와 게이샤를 그려넣는 타투 기술자
저희는 술 안 팔아요, 그냥 병째로 가지고 오세요
길가를 뱅뱅 도는 스케이트보더들
복지관 공짜 점심
설탕에 굴린 튀긴 패스츄리
세 개에 1파운드 야식으로 적합
설사가 멈추지 않는 헤로인 중독자
물 웅덩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가는 쓰레기차
변덕이 끓는 꿈은 수거해 가지 않아요
잠시만, 그 중독자 아주머니, 팔이 너무 깨끗하던데
비켜, 비키라고, 네일샵 중국인 년아!
펍 가고 공연 가고 그냥 서 있는 것 말고는
딱히 미래 계획 없음
여백을 보고 손을 흔드는 금발 여성
무릎에 검은 멍
그 천사 날개는 프라이마크에서 산 거야?
벽에 낙서나 하게
지금은 오전 9시, 선글라스를 낀
강아지 같이 복실한 머리의 청년
어색한 웃음
낙서할 때는 팔을 계속 움직여야 해, 벽에 웅덩이가 지지 않게
(왜 이래, 어젯밤 우리 집에서는 안 어색했잖아)
오늘 아침도 냄새가 진동한다
오줌
코카인
수입 해산물

씨발. 이건 진짜야. 이 가게 좀 봐. 도대체 뭘 파는 거야? 여기는 완전 쿨해. 대박. 이게 진짜지. 중고 핸드폰이잖아. 말린 생선이잖아. 피에 젖은 흰 작업복이잖아. 드럼통에 닭을 굽고 있잖아. 달팽이잖아.

어느 금요일 이른 저녁
스물 일곱 살 젊은이
칼에 찔려 치명상 입고 사망
전봇대에 감긴 꽃들 그리고 사랑한다 내 아들
사랑한다 우리의 아들

정말 멋있다고. 사랑한다고. 이 모든 치명적인 삶들이. 신생아 같은 파란 눈을 반짝이며 청년들이 고함친다
존, 제임스, 윌리엄, 벤자민, 올리버, 내서니엘, 알렉산더, 이 모든 청년들이

(2021)


이주연은 사회적 고립, 국경을 넘는 친밀감, 노동 불안정, 기술 발전, 산업 독성학과 몸 정치학 등을 포괄한 광범위한 리서치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적이면서도 시적인 논픽션 무빙 이미지를 연출한다.

Jooyeon Lee works with analytical yet poetic non-fiction moving image with expansive research and interviews to capture urban alienation, intimacy across borders, labour precarity, technological progress, industrial toxicology and body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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