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새가 운다
기계 속에서
손톱마다 말라붙어 있는 핏자국
뒷자석에서 자고 있던 환자의 뒤통수를 강타한 건
엑셀
그리고 브레이크의 소리가 울린다 쿵 쿵
네온 색깔 폭풍우
물결
환자는 자꾸 뇌를 파 내고 싶다
환자가 떤다
귓속에서 따라 흐르는 핏물
깊은 터널을 헤집다 보면 끝나지 않는 쿵 쿵
이렇게 깨끗한 귀는 처음 봤어요 의사 선생님은 항상 그렇게 말한다 다시 한 번 봐주세요. 자꾸 뒤통수를 강타당하는 기분이 든단 말이에요. 귓속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알아야겠어요 뇌 속에 뭐가 남아 있는 건지 쿵 쿵
노크 소리는 기억에서 온 것 같다
환자는 그 소리를 듣고
콧노래를 부른다
기계 속에서
(2019)
이주연은 사회적 고립, 국경을 넘는 친밀감, 노동 불안정, 기술 발전, 산업 독성학과 몸 정치학 등을 포괄한 광범위한 리서치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적이면서도 시적인 논픽션 무빙 이미지를 연출한다.
Jooyeon Lee works with analytical yet poetic non-fiction moving image with expansive research and interviews to capture urban alienation, intimacy across borders, labour precarity, technological progress, industrial toxicology and body poli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