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틀린

저기 나랑 같이 들어갈래요? 그래요? 고마워요 혼자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이름이 뭐예요? 네? 저는 케이틀린이에요. 여기 혼자 왔어요? 그래요? 저는 아니에요. 모르겠어요. 여기 음악이 좋냐고요? 밖에서 음악 트는 디제이 따라 왔어요. 벤지라고 해요. 전 음악 잘 몰라요. 아마 하우스 같은 걸 트는 것 같은데. 그 외에는 아무도 몰라요. 걔가 내 남자친구냐고요? 복잡해요. 왜 복잡하냐고요? 그냥 복잡해요. 몇 달 간 만났는데 우리가 진짜 사귀는 건지 모르겠어요. 네 같이 자는 사이 맞아요. 그런데 그것 말고는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자기도 그런 사람 있어요? 더 이상은 없어요? 우리가 왜 안 사귀냐고요? 내가 그렇게 예쁘지는 않나 봐요? 정말 내가 예쁜 것 같아요? 걔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그 친구랑 같이 사는 조슈아한테 물어봤어요. 혹시 걔가 나를 여자친구로 생각하는지요. 조슈아가 말하기를 걔는 그런 남자가 아니래요. 걔한테는 내가 아깝대요. 자기 앞가림이나 하래요. 조슈아는 비비씨 6 포스터에 나오는 그 밴드를 해요. 이번 주말에 하는 페스티벌 있잖아요. 그거 보려고 여기 온 거 아니예요? 조슈아랑 벤지는 같이 살고 그러니까 조슈아가 걔에 대해 제일 잘 알겠죠. 같이 산다면 서로에 대해 잘 알 테니까요. 그냥 걔가 다른 말을 해 주길 바랐어요. 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이 아니니까요. 잠깐만 아직 가지 마세요. 이거 할래요? 진짜 깨끗해요. 벤지가 줬어요. 갈아서 쓰기만 하면 돼요. 그런데 가는 법을 몰라요. 갈 수 있는 뭔가 가지고 있어요? 열쇠 같은 거? 당신 열쇠 어디 뒀어요? 어디 가요? 잠시만요 이름이 뭐라고요?

케이틀린 당신은 맨체스터에서 가장 예쁜 여자 너무 슬퍼하지마 케이틀린

(2023)



이주연은 사회적 고립, 국경을 넘는 친밀감, 노동 불안정, 기술 발전, 산업 독성학과 몸 정치학 등을 포괄한 광범위한 리서치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적이면서도 시적인 논픽션 무빙 이미지를 연출한다.

Jooyeon Lee works with analytical yet poetic non-fiction moving image with expansive research and interviews to capture urban alienation, intimacy across borders, labour precarity, technological progress, industrial toxicology and body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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