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은 영상과 드로잉, 가변 설치, 글쓰기를 통해 사회적 고립, 기술 발전, 신체 정치학과 노동에 대해 탐구하고 시각적으로 구성한다.

Jooyeon Lee studies and audio-visually composes about social isolation, technological progress, body politics and labour through moving images, drawings, installations and wri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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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도착한 Late Arrivals



Selected writings, 2018-2020
개미, 개미를 보는 사람




























개미 같은 사람과 개미를 보는 사람이 있다. 과학 실험 키트 속의 개미들은 흙이 아니라 파란색 젤리 속에서 자란다. 나는 아파트와 빌딩들의 불 켜진 창문을 보면서 파란색 젤리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통을 생각한다. 플라스틱 통을 흔들면 뭉크러져 무너지는 개미의 방. 젤리를 통에서 헤집어 꺼내 놓으면 개미 사체가 점점히 박힌 채 퍼져가는 덩어리. 개미를 보는 사람은 개미의 방 속에 직접 들어갈 때도 있고, 안 들어갈 때도 있다. 개미의 방에 들어갔는데 그것은 흔들리는 통 속. 나 또한 개미의 사체와 함께 파란색 젤리에 점점히 박혀져 나오고. 개미 같은 사람과 개미를 보는 사람이 있다. 플라스틱 통이 흔들려 죽을 것을 두려워하면 개미가 될 수 없다. 개미가 되지 못하면 파란색 젤리의 끈적거림을 느낄 수 없다. 끈적거리는 가짜 땅에 발을 대지 않고는 모르는 것들이 있다. 개미 같은 사람과 개미를 보는 사람이 있다. 너는 개미 나는 개미를 보는 사람.

(2019)